2024. 2. 2. 17:01ㆍ영화
1971년, 2005년 그리고 2024년, <웡카>
'윌리 웡카'라는 인물을 처음 접한건 제가 아주 어렸던 2005년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제목으로 배우 '조니 뎁'이 윌리 웡카를 연기했었습니다.
침울한 도시와 공장, 그리고 이와 상반되는 형형색색의 초콜릿 강과 젤리 꽃으로 가득한 공장 내부, '움파룸파' 부족이라고 불리는 신기한 인종(?)의 뮤지컬 그리고 어딘가 미쳐보이지만 사실은 정 많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윌리 웡카라는 인물에 호기심을 많이 느꼈습니다.
때문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대해 이런저런 조사를 해보았고, 해당 작품이 1964년 미국과 영국에서 출판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1971년에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제목으로 이미 영화화 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 역시 재밌게 보았습니다.
이번에 개봉한 <웡카>는 2005년작 보다는 1971년작의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원작 소설의 프리퀄이기도 합니다.
주연 배우로는 할리우드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가 윌리 웡카를 연기했습니다. <듄>에서는 결의에 찬 초인을 연기했던 배우가 <웡카>에서는 180도 다른 유쾌한 캐릭터를 능숙하게 소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014년 <인터스텔라>에서 거의 통으로 편집되어 밤새 울었다고 고백했던 배우가 10년동안 이렇게 성장하는 것을 보니,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유쾌하고 달콤한 한 편의 동화, <웡카> 줄거리 정보
영화는 주인공 '웡카'가 배를 타고 어느 도시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홀어머니와 함께 가난하게 자랐던 웡카는 어머니가 생일마다 만들어줬던 초콜릿 덕분에 세상에서 제일가는 초콜릿 장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로 도착한 도시에서의 삶은 쉽지 않았고, 돈이 모자랐던 웡카는 저렴한 숙소를 찾다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가 운영하는 한 여관에 묵게 됩니다.
스크러빗 부인은 웡카에게 무언가 수상한 계약서를 내밀지만, 글을 몰랐던 웡카는 그냥 사인해버리고 맙니다. 다음날 웡카는 광장으로 가 초콜릿을 판매하지만, 도시의 초콜릿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슬러그워스에게 저지 당하고, 수익금 마저 모두 압수 당합니다.
가까스로 방세만 건지고 숙소로 돌아온 웡카는 곧 자신이 스크러빗 부인에게 속았음을 깨닫게 되고, 순식간에 1만 소베르라는 거액의 빚을 지게 되어 강제로 여관의 세탁 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강제로 끌려간 세탁실에는 자신과 같은 수법으로 여관에 붙잡혔던 '누들', '벤츠', '로티', '래리', '아비커스'가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어린 고아 누들은 빚이 3만으로 가장 높았고, 웡카는 그녀를 가엾게 여겨 모두를 빼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웡카는 그 후로 몰래 세탁소를 빠져나가 세탁소 동료들과 함께 초콜릿을 팔기 시작했고, 웡카의 초콜릿은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승승장구하여 광장에서 가게까지 열 정도로 웡카의 초콜릿 사업은 번창하지만, 시장을 독점하고 싶었던 슬러그워스가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를 매수에 웡카의 초콜릿에 이상한 약을 풀어 가게는 하루만에 망해버리고 맙니다.
망한 가게에서 망연자실하고 있던 웡카에게 슬러그워스는 웡카와 동료들이 진 빚을 대신 갚아줄테니 다시는 초콜릿을 만들지 말고 도시를 떠나라는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웡카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배를 타고 떠나게 되지만, 사실 이는 함정으로, 웡카를 태운 배에는 폭탄이 실려있었습니다.
가까스로 배에서 탈출한 웡카는 다시 도시로 돌아오고 슬러그워스의 금고에 잠입해 그가 지금껏 저지른 악행이 모두 기록된 장부를 찾아내, 슬러그워스와 그의 협력자들을 모두 감옥에 넣게 됩니다. 그리고 도시 사람들 모두와 초콜릿을 나눠먹은 후 외딴 섬의 버려진 성을 매입해 자신만의 초콜릿 공장을 세우기로 결심하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웡카> 후기
<웡카>는 한 편의 동화같은 영화입니다. 부족한 개연성과 엉성한 캐릭터들의 동기까지, 그냥 영화라면 한도 끝도 없이 불편했을 요소가 한두개가 아니었지만, 시작부터 이 영화가 '판타지 뮤지컬' 영화라는 것을 알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Come With', 'Scrub Scrub', 'Wonka's case', 'Willy and Noodle at the Zoo' 같이 귀를 즐겁게 하는 OST들이 거의 매순간 빠지지 않고 나오다 보니 심심할 틈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던 점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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