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고독과 슬픔이란

2024. 2. 1. 16:1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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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

'신카이 마코토'란 이름은 저에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긴 했지만, 대부분이 디즈니, 픽사 작품에 편중 되어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애니메이션은 '오타쿠'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편견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은 허술한 작품성을 귀엽게 그린 캐릭터로 가린 허술한 작품들이 많을 것이란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개봉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을 보고 난 뒤, 일본 애니메이션도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성을 가지고 있고, 그 중에서 명작이라 할 만한 작품들도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정원>은 제가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 일본 애니메이션 중 첫 번째 작품이었습니다. 

 

<언어의 정원> 줄거리 정보

고등학교 1학년인 '아키즈키 타카오'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학교를 땡땡이치고 공원에 가는 특이한 습관이 있는 소년입니다. 여느 날과 같은 5월, 비가 내리자 타카오는 다른 때와 같이 학교 대신 공원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방문한 공원 정자에는 '유키노 유카리'라는 여자가 먼저 앉아 있었습니다. 타카오는 잠시 머뭇거리다 가볍게 인사한 후 정자에 합석합니다. 그런데 유카리는 조금 특이 했습니다. 구두와 양복 차림으로 아침부터 초콜릿과 맥주를 먹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구두 제작자가 꿈이었던  타카오는, 다시 관심을 구두 디자인으로 돌리고 한창 구두 스케치에 집중하다가, 다시 유키노를 쳐다보며 어디서 뵌 적이 없는지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 유키노는 아니라고 답하다가, 타카오가 입고 있는 교복의 학교 뱃지를 ㄹ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고전 시가를 한 수 읊으며 조용히 정자를 떠납니다

 

'우렛소리 희미하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면 그대 붙잡으련만'

 

타카오는 그녀가 누구인지, 왜 갑자기 시를 읊는 건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사실 유키노는 타카오가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고전문학을 담당하는 국어 선생님이었습니다.

 

며칠 뒤 장마철이 시작되어 비가 내리자, 타카오는 여느때와 같이 공원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유키노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이를 매개로 타카오와 유키노는 거대 정원의 정자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만나게 됩니다. 둘은 공원에서 타카오의 스케치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도시락도 나누어 먹으며 점점 더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타카오는 자신이 구두의 형태와 제작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유키노에게 처음으로 고백합니다.그리고 유키노는 그런 타카오를 응원하며 수제 신발을 만드는 책을 선물합니다. 타카오는 그 선물을 기쁘게 받으며 시간이 날때면 어디서든지 읽었습니다. 그리고 타카오는 유키노를 위한 수제 구두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유키노의 발의 치수를 재고 본뜨기까지 합니다.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 대한 감정이 깊어지기 시작합니다. 타카오는 여전히 유키노의 이름도 직업도 모르지만 매일 자기 전이면 비가 내려 그녀에게 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유키노 역시 매일 밤나다 다음 날 아침에 그 아이를 볼 수 있도록 비가 내리길 기도합니다.

 

그러나 7월이 되고,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끝나며 더 이상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둘은 만나지 못하고 서로를 그리워하게 됩니다.

 

사실 타카오가 유키노를 모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타카오의 반을 담당하는 고전문학 선생은 다른 사람이었고, 유키노는 학생이 퍼뜨린 이상한 소문에 시달리는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학교를 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유키노는 학교도 그만두기로 결정합니다.

 

모든 전말을 알게 된 타카오는 비가 오지 않는 맑은 어느 날 다시 한 번 공원의 정자로 향해 갑니다. 유키노는 정자가 아닌 연못 앞에 서 있었고, 타카오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일전의 고전 시가의 답가를 읊습니다.

 

'우렛소리 희미하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나는 여기에 머무르오 그대 가지 마라 하시면'

 

이윽고 소나기가 내리며 두 사람은 모두 비에 젖게 되고, 유키노의 집에서 비를 피하기로 합니다. 유키노는 타카오의 교복을 직접 다려주고, 타카오는 그녀의 집 주방에서 오므라이스를 요리해 직접 대접합니다.

 

두 사람은 밥을 먹으며 대화를 주고받고 함께 활짝 웃습니다. 그리고 타카오와 유키오는 서로가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독백합니다. 그리고 타카오는 유키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그런 타카오에게 유키노는 자신은 다음 주에 다른 곳으로 이사갈 것이며 타카오 덕분에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고마웠다며 에둘러 고백을 거절합니다.

 

타카오는 거절에 실망하며 유키노의 집을 떠나고, 유키노는 그런 그를 보내고 지금까지의 추억을 곱씹습니다. 그러다 곧장 밖으로 뛰어나가 타카오에게 '난 네 덕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외치며 그를 껴안고 펑펑 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에게 햇살이 비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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