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잔잔한 울림

2024. 1. 17. 16:38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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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소울>

행복이란 무엇일까, <소울>

 

인생을 살다보면, 내가 잘 살고 있는가 스스로 의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하다가도 "내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남들보다 뒤쳐지면 어떡하나",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같은 의심과 불안함이 나를 좀먹습니다.

 

그런 불안함 때문에 잘 다니던 안정적인 직장을 때려치고 새로운 길로 나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쫓던 꿈을 포기하고 남들이 가는 길에 뒤늦게 합류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부는 그 선택들을 내린 자신에 감사하며 다시 하루를 살아가지만 또 다른 일부는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이런 고뇌와 번민을 계속하다보면, 어느샌가 궁금해집니다. '내 인생에 행복한 순간이라는 건 있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소울>은 바로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하는 작품입니다.

 

바닷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소울> 줄거리 정보

 

뉴욕에서 계약직 음악교사로 일하고 있던 조는 어느날 정식 교사 입사 제의를 받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유명 재즈 플레이어인 도로시 윌리엄스와의 공연도 제안받게 됩니다. 정식 교사와  도로시와의 공연 사이에서 고민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공연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던 조는 길을 걷다 발을 헛디뎌, 맨홀 구멍에 빠지고 맙니다.

 

그렇게 허무한 죽음을 맞게된 조는 사후 세계로 끌려가던 중, 필사적으로 탈출해 '태어나기 전의 세계'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탄생을 거부하는 말썽꾸러기 22번 영혼과 만나게 됩니다. 오랜 시간 탄생이 좌절되면서 딱히 지구로 갈만한 이유를 찾지 못한 22번 영혼은, 자신이 탄생해야 할 이유를 찾게 해주면 조가 부활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계약을 맺습니다.

 

그렇게 조와 22번 영혼은, 영혼들의 규칙을 어겨가며 지구로 다시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만 조의 영혼은 근처 고양이에게 떨어져 버리고, 22번 영혼이 조의 육체에 대신 들어가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고양이가 된 조의 지도하에 22번 영혼은 지하철 악사의 음악을 즐기고, 생애 처음 피자 맛 알게 되고, 계절의 변화, 사람들의 대화, 길거리의 바람을 몸으로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의 즐거움, 그러니까 본인이 생명으로 탄생해야 할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그 순간, 조와 22번 영혼이 불법으로 지구로 간 사실을 알게된 영혼 세계의 관리자들이 둘을 다시 잡아옵니다. 그리고 탄생해야할 이유를 깨닫게 된 22번 영혼은 탄생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조는 그 기회는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고, 22가 조의 몸으로 느꼈던 것들은 살아갈 이유 같은 중요한 게 될 수 없다고 꾸짖습니다. 이에 실망한 22번 영혼은 어둠의 구역으로 도망치고, 조는 자신의 목표인 재즈 공연을 이루기 위해 대신 지구로 돌아옵니다.

 

자신의 몸으로 돌아온 조는 열정을 쏟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합니다. 그러나 어째선지, 공연을 마친 조는 허무함을 느끼고 공연을 한다는 즐거움이 자신이 생각한 기쁨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매일 이렇게 공연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됩니다.

 

조는 이런 고민을 도로시에게 토로합니다. 그리고 도로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물고기 이야기를 들려주지

그는 늙은 물고기에게 헤엄쳐가서 말했어, "바다를 찾고 있어요" 라고

그러자 늙은 물고기가 말하더군, "바다? 네가 있는 곳이 바다란다"

어린 물고기가 답했네,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저는 바다를 원한다고요!"

 

 

그날 조는 집으로 돌아와 22번 영혼을 생각하면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그날 하루와 지나온 삶을 회상하고 깨달음을 얻습니다. 자신이 재즈공연을 성공한 것만이 행복인 것이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 자전거를 타던 하루, 맛있는 파이를 먹던 때, 아이들에게 연주를 가르치던 시간, 부모님과 노는 아이와 카페에서 수다를 떠는 사람들 같은 일상 생활 하나하나까지, 그 모든 것들이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깨달음을 얻은 조는 다시 영혼 세계로 돌아가 타락할 뻔한 22번 영혼을 구해주고, 그를 북돋아주며 그가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리고 이에 감명을 받은 영혼 세계의 관리자들은 조가 대가 없이 지구로 돌아갈 수 있게 허락합니다.

 

다시 자신의 몸으로 태어난 조는 항상 삶의 매 순간을 기쁘게 살겠다고 다짐하며 영화는 끝납니다.

 

알고 보면 우리 인생은 행복한 것들로 가득하다

나는 행복합니다, <소울>  후기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도, 고뇌, 후회가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날 그날 모든 순간에 전화로 안부를 물을 부모님이 있다는 것, 그날 특히 날씨가 좋았다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 건강하다는 것과 같이 매 순간 감사할 일들이 차고 넘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소울>을 본 뒤 새삼 다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소울>은 고민 많은 누군가의 인생을 보듬어 주는 따뜻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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