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6. 10:27ㆍ영화
장재현 3부작의 시작, <검은 사제들>
<검은 사제들>은 훗날 <사바하>, <파묘>를 제작하게 되는 장재현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장재현 감독의 데뷔작이자 2015년 당시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에선 다소 생소했던 '오컬트'와 '엑소시즘'을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생소한 주제, 어려울 수 있는 종교적 요소가 잔뜩 버무려진 영화임에도, 오컬트와 공포, 재미라는 세 박자를 모두 갖춘 훌륭한 공포영화입니다.
<검은 사제들> 줄거리 정보
영화는 이탈리아 '장미십자회' 소속 사제들이 한국에서 '12형상'이 발견 되었다고 말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12형상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질병, 기근, 전쟁 등의 원인이고, 자신들이 보이게 되면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게 될 것이기 때문에 숨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정기범 가브리엘 신부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자신들이 직접 한국에 가겠다고 말합니다.
사제들은 한국에 도착한 후, 악령이 빙의된 돼지를 붙잡고 차로 이동하던 중, 지나가던 행인을 들이받습니다. 하지만 급박한 상황에 이를 무시하고 큰 길로 나가다가 다른 차제 부딪혀 모두 죽고 맙니다. 그리고 이때 풀려난 돼지 속 악령이, 사고를 당한 여고생 '이영신'에게 부마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김범신 베드로 신부는 영신과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가톨릭교회 주교에게 구마의식 허가를 받아 영신에게 직접 구마 의식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영신은 창문에서 뛰어내리며 자살시도를 합니다. 그 후 김범신은 6개월 동안 구마를 계속 시도하지만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고, 그동안 10명이 넘는 보조 사제가 김범신과 함께 했다가 버티지 못하고 떠나갔습니다. 결국 범신은 다시 한 번 자신을 도와줄 보조 사제를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새파랗게 어린 '최준호'가 보조 사제가 됩니다.
사실 최준호는 상당히 대범한 성격이긴 했지만, 어린 시절 맹견에게 여동생이 공격 당하자 겁에 질려 도망갔고, 그 때문에 여동생이 죽어버린 과거가 있었습니다. 최준호는 김범신을 만나게 되고, 성 프란치스코의 종과 돼지를 준비해 구마의식을 하러 영신의 집으로 향합니다. 구마의식을 진행하자 의식을 잃었던 영신이 도와달라 소리를 지르지만, 알고보니 이는 악마의 장난이었고, 여러 악령들이 영신의 몸에서 도망칩니다. 끝으로 12형상이라 불리는 가장 강력한 악령만 남은 상황에서, 영신에 빙의한 악령은 김범신을 공격해 기절 시키고, 최준호에겐 여동생을 잃었던 트라우마를 자극하며 너가 제일 잘하는 것이 도망가는 것이니, 또 도망가라고 조롱합니다.
겁에 질린 최준호는 결국 도망갑니다. 그러나 죽은 여동생의 환영을 보게되고 마음을 다잡아 영신의 집으로 되돌아갑니다. 김범신과 최준호는 다시 의기투합하고 다시 한번 구마의식을 시작합니다. 두 사람의 끈질긴 구마의식 끝에 결국 12형상은 자신의 이름을 '마르바스'라 자백하며 영신의 몸에서 빠져나와 돼지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악마가 빠져나간 영신은 죽게 됩니다.
의식의 마지막 단계는 악마가 빙의 된 돼지를 1시간 안에 15M 이상 깊이의 강에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최준호는 돼지를 안고 한강으로 뛰어갑니다. 중간에 교통사고가 나고 전봇대가 쓰러지는 등 악마의 온갖 방해가 있었지만, 결국 모든 걸 이겨내고 최준호는 한강에 뛰어듭니다.
최준호가 한강에 뛰어드는 순간, 구급차에 실려 가고 있던 영신의 손가락이 움찔하며 움직이고, 최준호가 강에서 다시 나와 웃으며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이게 정말로 첫 장편 영화라고? <검은 사제들> 후기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은 첫 장편 영화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빠른 전개와 개연성, 속도감 있는 연출, 그리고 김윤석, 강동원 배우가 열연을 보여준 덕분에, 작품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작품 후반, 축출 예식 장면에서는 작품의 긴장도가 극단으로 치닷는데, 예식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독이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또 관객이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내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잘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오컬트라는 생소한 장르의 문을 연 작품이다 보니, 이해가 어려울까봐 걱정이 앞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도입부부터 여러 개념들을 설명 해주고, 작품 내 인물들의 입과 상황을 빌려 이해시켜주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울>, 잔잔한 울림 (0) | 2024.01.17 |
---|---|
<라푼젤>, 디즈니 제 2의 전성기를 열다 (0) | 2024.01.17 |
<블레어위치(2016)>, 후속작의 저주 (0) | 2024.01.14 |
<블레어위치(1999)>, 보이지 않아서 더 무서운 (0) | 2024.01.14 |
<곤지암>, 킬링타임의 정석 (0) | 2024.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