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역사를 아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다

2024. 1. 13. 20:30영화

반응형

<서울의 봄>

분노의 향연, <서울의 봄>

 

이미 역사가 어떻게 흐른지 알고있는 저로서는 <서울의 봄>이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해당 영화가 정치적인 분쟁으로 흐르진 않을까하는 작은 우려 정도만 가지고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활자로 접한 역사와, 그것이 시각화 되었을 때의 느낌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특히 역사라는 큰 줄기 안에서 개인이 느꼈을 쾌감과 참담함의 대비, 일어나선 안되는 일들이 일어날 때의 불길한 절묘함을 <서울의 봄>은 너무나 잘 묘사했습니다.

 

SNS에서 <서울의 봄> 후기 인증을 스마트 워치의 스트레스 지수로 표현한 게시물들을 자주 봤습니다. 그것들을 처음 봤을 땐, '과장도 심하네'라는 생각을 안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영화가 끝나고 반란의 주역들의 사진과 함께 군가 "전선을 간다"가 흘러 나옵니다. 그때 관객이 느끼는 묘한 기분은, 뭐라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그때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영화 도중에, 불쾌감에 영화관을 떠나는 관객들도 몇 분 계셨습니다. 이처럼 <서울의 봄>은역사를 적절한 수준에서 각색하며, 당시의 상황을 잘 묘사했습니다.

 

<서울의 봄> 줄거리 정보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후, 서울에는 민주주의의 바람이 불어온다는 희망이 불어옵니다. 하지만 보안사령관 '전두광'은 사조직 '하나회'를 만들어 군부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넓혀갑니다. 이에 참모총장 '정상호'는 전두광을 견제하기 위해 고지식하고 우직한 성품의 '이태신'에 수도경비사령관 자리를 제안하지만, 이태신은 정치에 관심없다며 제안을 거절합니다. 하지만 전두광의 세력 확장이 계속되자, 참모총장은 이태신에게 '서울만이라도 꼭 지켜달라'며 진심을 다해 수도경비사령관 자리를 맡아달라 부탁하고, 결국 이태신은 제안을 수락합니다.

 

이후 참모총장은 전두광에 대한 견제하기 위해, 그에게 전출 명령을 내리고, 이에 전두광은 은밀하게 하나회 조직 모임을 가지며 군사 반란을 계획합니다. 하나회 모두가 주춤하는 분위기 속에서, 전두광은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참모총장을 연행한다'는 겉으로는 합법적인 계획으로 하나회를 설득합니다.

 

하나회는 가장 먼저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과 특전사령관 공수혁을 저녁모임에 초대해  시선을 분산시킵니다. 그리고 같은 시각, 참모총장 정상호를 기습적으로 연행하고, 동시에 자신은 대통령 재가를 받기 위해 대통령실로 향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한참 지나도 모임에 나타나지 않는 전두광에, 이태신은 이상한 기운을 느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곧 전두광이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이태신은 참모총장의 행방을 추적하며 전두광을 수배하지만, 눈치만 살피는 참모차장에 제대로 된 지령을 내리지 못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전두광의 부하 노태건과 문일평이 이미 이태신 측의 모든 상황을 도청하고 있었고, 전두광은 학연부터 지연까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태신 휘하의 부대들을 회유, 협박합니다. 결국 전두광을 막으려는 이태신의 노력은 모두 무력화됩니다. 국방장관과 참모차장은 모두 도주하고, 헌병감은 사로잡히며, 특전사령관 공수혁과 부관 오진호는 반란군에 포위당하고 총상을 입은채로 체포당합니다.

 

혼자 남은 이태신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100명 남짓의 모든 병력을 이끌고, 전두광을 직접 막으러 떠납니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로 전방의 포병 부대에게 자신의 신호와 함께 전두광 측 지휘부를 포격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하나회에 항복한 국방부 장관 오국상이 노태건의 회유에 넘어가 이태신에게 항복을 권유했고, 이태신이 이를 거부하자 이태신을 보직에서 해임시켜 버립니다. 국방부 장관의 명령을 무시하지 못한 포병 부대는 결국 포격 명령을 거부하고, 이렇게 이태신의 마지막 카드까지 실패하게 됩니다.

 

보는 내내 관객들의 탄식이 이어진 영화, <서울의 봄>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이 입을 모아 탄식을 내뱉었던 작품은 <서울의 봄>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까스로 도망치는 악역과 반대로 가까스로 모든 일이 엉켜버리는 선역의 대비가 관객들의 가슴을 옥죄인 것 같습니다. 이건 다르게 표현하면, 그만큼 관객들의 공감과 몰입을 잘 끌어냈다는 뜻도 됩니다.

 

영화 말미에 나오는 군가를 듣다보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서울의 봄>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적당한 각색과 절묘한 묘사를 통해 잘 그려낸 훌륭한 영화입니다. 

 

 

 

 

 

 

 

 

 

반응형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곤지암>, 킬링타임의 정석  (0) 2024.01.13
<강철비> 웰메이드 현대극  (0) 2024.01.13
<사바하>, 명품 오컬트 영화  (0) 2024.01.13
<범죄도시 2>, 제육 맛집  (0) 2024.01.10
<범죄도시 3>, 간이 덜 된 제육덮밥  (0) 202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