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주말에 시간 보내기 좋은 킬링 타임 영화

2024. 1. 6. 19:02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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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즐기기 좋았던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DC 유니버스의 마지막 장,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DC라는 회사에 있어서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의미가 깊은 작품입니다. 2013년 개봉한 <맨 오브 스틸>을 시작으로 장장 10년간 이어져 온 DC 확장 유니버스가 이제 리부트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유명한 제임스 건 감독이 새로운 DC 유니버스의 총괄로서 DC 영화 전체를 리부트할 예정입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앞선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 작품들과 아무런 접점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제까지 DC에서 만든 작품이라면 으레 얼굴을 비추곤 했던 간판 영웅들은 언급되지도 않았고, 세계관과 관련된 어떠한 단서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번 작품이 마치 단독으로 나온 하나의 독립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길었던 DCEU가 마무리된다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한편으론 그 덕분에 이번 시리즈는 킬링 타임 영화로 즐기기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굳이 앞선 시리즈들을 살펴볼 필요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 좋았고,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붙여서 개인적으론 이번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주연을 맡은 앰버 허드가 조니 뎁과의 이혼으로 한창 구설에 오르면서 영화 제작에 차질이 생겼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었기에, 영화가 멀쩡히 개봉했다는 사실이 새삼 반갑게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전작의 악당과 손을 잡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줄거리 정보

 

1편에서 아쿠아맨 '아서'가 동생 '옴'을 왕위에서 몰아내고 아틀란티스의 왕이 된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왕위에 관심이 없던 아서는 할 일들이 버겁기만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내 메라가 아서 주니어를 낳으면서 왕과 아빠라는 두 가지 역할에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한편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아쿠아맨에게 복수하기 위해 온 지구를 방황한 블랙 만타는 어느 극지 빙하 아래에서 부러진 고대의 삼지창을 발견하고 짝을 맞춰봅니다. 그런데 갑자기 정체 모를 영혼의 목소리가 블랙 만타에게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정체모를 목소리의 주인공은 고대 아틀란 왕의 동생인 코닥스 왕의 목소리였습니다. 코닥스 왕은 사악한 힘을 빌려 자신의 국가인 '네크루스'를 성장시키려다 아틀란 왕에 의해 봉인된 악당이었습니다. 코닥스 왕은 삼지창을 얻은 블랙 만타에게 자신을 풀어주면 원하는 힘을 주겠다고 설득합니다. 복수를 위해 아쿠아맨을 상대할 강력한 힘이 필요했던 블랙 만타는 코닥스 왕의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코닥스 왕의 기억을 갖게 된 블랙 만타는 고대에 사용되던 전설의 금속인 '오리할콘'을 이용해 고대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오리할콘은 사용하면 할수록 지구 온난화를 가속해 육지와 바다 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물질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바다의 온도가 상승하고 숲의 식물들이 기형적으로 크게 자라기 시작합니다.

 

코닥스 왕 덕분에 아서도 블랙 만타를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블랙 만타를 저지하고 바다를 지켜내기 위해 아서는 자신이 몰아낸 전작의 빌런이자 동생 옴을 감옥에서 구출해, 함께 블랙 만타를 저지할 계획을 세웁니다.

 

코닥스 왕을 막기 위해 그의 영토인 네크루스에 당도하게 된 아서 일행은 아직 봉인을 풀지 못한 코닥스 왕 앞에서 블랙 만타와의 최후의 결전을 펼칩니다. 결국 코닥스 왕을 무찌른 아쿠아맨은 세상을 구하게 되고, 이후 육지인들의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육지인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밝히고 평화 협약을 맺습니다.

 

비장함은 덜고, 재미는 더하고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후기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에서 주인공 아서와 전작의 빌런 옴이 손을 잡는 모습은 마치 마블의 토르와 로키를 생각나게 합니다. 전작처럼 두 인물 사이의 갈등도 두드러지지만, 또 한편으론 유머가 더해진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입니다.

전작의 빌런과 주인공의 케미가 꽤나 볼만했습니다.

 

특히 아서가 옴에게 바퀴벌레를 '육지의 새우'라고 알려주고, 육지에 익숙하지 못한 옴이 곧이곧대로 먹고 맛있다고 하는 장면은 꽤 재미가 있었습니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이런식으로 농담과 드립을 통해, 1편에서 보여준 비장함과 무게를 덜고 작품에 웃음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막바지에 두 인물이 보여주는 형제애가 상당히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액션 또한 꽤나 볼만했습니다. 육지와 수중을 넘나들며 자유롭고 스피디한 전투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또, 전편에 이어 상상 속에서 그릴법한 이색적인 캐릭터들과 장치들, 눈이 즐거운 화려한 전투까지, 여러모로 볼거리들이 충분한 영화였습니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적당히 가벼우면서도 '눈을 즐겁게 한다'는 오락 영화의 본분을 다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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