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하늘 위의 희로애락

2024. 2. 12. 20:27드라마

반응형

Apple TV+ 제공,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제작부터 공개까지 강산이 한 번 바뀌다,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퍼시픽>, <왕자의 게임> 등 걸출한 전쟁 드라마를 제작했던 명가 HBO에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육군항공대 제 8공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소식이 들렸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10년 전인 2014년이었습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유럽 서부 전선을, <더 퍼시픽>에서는 참혹했던 태평양 전선을 현실적이면서도 멋지게 그려냈던 HBO가 공군과 폭격기를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만든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해당 소식이 들려온 직후, <The Mighty Eight>이라는 제목의 고퀄리티 콘셉트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람들의 기대감에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HBO의 신작 공개는 점점 늦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HBO가 2011년 처음 공개한 판타지 드라마 <왕자의 게임>이 초대박을 치자, HBO는 한 회차당 평균 150억원을 해당 작품에 투입할 정도로 전사적인 역량을 <왕자의 게임>에 집중했고, 그럴수록 다른 작품에 대한 관심도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HBO는 새로운 세계 2차대전 드라마를 제작할 여유가 없었는지, 제작을 Apple TV+로 떠넘겨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던 걸까요. Apple은 톰 행크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제작을 맡겼고, 그 이후부터 <The Mighty Eight>는 제목을 바꾸고 일사천리로 제작이 결정되었으며, 2021년 4월부터 12월까지의 짧고 굵은 촬영을 마무리 한 뒤, 올해 1월부터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의 이름이 바로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입니다.

 

하늘을 날으는 관짝 속 인간군상,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 후기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는 시청자들이 '전쟁 드라마'라는 장르에 기대하는 기본기를 매우 충실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1화부터  스펙터클하면서도 훌륭한 고증의 공중전을 연출하며 관객의 이목을 꽉 붙잡았고, 전쟁중의 군인 및 민간인들의 생활상 역시 훌륭하게 재현했습니다.

 

특히 서사의 구성도 뛰어났습니다. 맥빠지는 훈련 장면, 캐릭터들의 과거사는 원천 차단했고, 인물 소개 역시,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간단하게 넘깁니다. 그리고 강렬하면서도 극적인 연출을 통해 나치 독일에 점령된 유럽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하는 임무의 과정과, 임무에 투입된 인물들의 긴장감과 절망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훌륭한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재현된 끔찍한 전쟁의 참상

 

배우들의 연기 역시 초호화 캐스팅이었던 만큼, 더할나위 없이 훌륭했습니다. 이번 작품에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엘비스> 등에 출연한 '오스틴 버틀러',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서 열연했던 '칼럼 터너', 유명 연극배우 '앤서니 보일', 할리우드 명배우 주드로의 아들인 '래퍼티 로', <덩케르크>, <이터널스>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던 '배리 키오건'이 출연했습니다.

 

모두 훌륭한 배우인 만큼, 전쟁의 참상이 군인 개개인에게 끼치는 영향을 현실적으로 연기해냅니다. 특히 임무 투입 전에는 소년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는 인물들이 임무를 수행하며 겪는 희생과 죽음에 조금씩 지쳐가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낼 정도입니다.

 

<마스터스 오브 디 에어>는 전쟁 드라마의 선배라고 할 수 있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퍼시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 나실 때 꼭 챙겨보시길 추천합니다.

반응형